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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암물] 화해(和解)와 화합(和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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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서천 주민자치 참여연대 전 대표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선 7기 새 군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중 일었던 갈등과 반목이 정리되지 못하고 제2기 노박래 군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졌던 노박래 뇌물 게이트도 고발자의 항고로 자칫 재수사의 위기에 봉착해 있고, 노박래의 37% 지지율은 출범도 하기 전에 주민소환 운운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중 노박래 군수는 고발자 박 모 씨는 물론 지역 언론사 대표까지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선거운동 기간 중의 고소·고발에 대한 취하이다. 이는 우리 정치권의 오랜 관행이며, 승자의 미덕이고, 화해와 화합을 위한 몸짓이다.


또한, 선거운동 기간에 야기되었던 각종 의혹에 대하여 당선자 관점에서 투명하게 의혹을 해소하고 군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자리를 취임 전 마련했어야 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자신은 군민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다던 2,000만 원 변호사비 차용 알선과 관련한 녹취록에 담긴 ‘두 개’라는 표현이 과연 군수로서의 올바른 언행이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시민단체에서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제2, 제3의 녹취파일에는 또 무슨 기상천외할 내용이 담겨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화해는 승자가 먼저 손을 내미는 곳에서 시작한다. 승자는 향후 4년간 군정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 이상의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한 반쪽짜리 승리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선거는 전쟁이 아니다. 무슨 부모를 죽인 철천지원수처럼 선거 후 서로 얼굴을 붉히며 선거의 앙금이 남아 있어서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게 없다. 승자가 화해의 미덕을 갖지 못하면 그는 진정한 승자의 자질이 없다. 선거가 끝나고 군수 출마자 3명이 나란히 자리에 모여 화합하는 모습을 군민들은 보고 싶었다.


패자는 승자를 축하해 주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해 주며, 향후 서천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보자는 화합의 자리를 군민들은 기대했었다.


하지만 승자는 이미 그럴 그릇이 되지 못했고, 그 기회를 잃었다. 이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이 되었다. 승자진영에서는 벌써 논공행상의 열기가 뜨겁고, 공직사회에서는 선거운동 기간의 무용담이 공공연히 새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야당 출신의 군수가 그것도 37%의 미미한 지지율로 당선되어 어떻게 바른 군정을 펼쳐 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지난 4년간 그랬듯이 불통의 정치, 고집의 정치로 일관하며 공직자들은 무사안일에 빠져들고 군수는 각종 행사에나 쫓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급급한 군정을 이어나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화해(和解)와 화합(和合)은 소통을 위한 첫 단추이다. 이 첫 단추 끼우기를 외면한 노박래호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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