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서산 3.5℃
  • 대전 3.3℃
  • 홍성(예) 3.6℃
  • 흐림천안 2.7℃
  • 흐림보령 3.0℃
  • 흐림부여 3.0℃
  • 흐림금산 4.4℃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영화평> 1등에 대한 갈망과 광기를 보여주는 <4등>

URL복사


오는 6월 27일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 행사로 기벌포영화관에서 감독 초청 상영회를 연다. 1등에 대한 갈망과 광기를 보여주는 영화 <4등>을 관람하고 이 영화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과 함께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영화 <4등>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영화 기획 작품으로 정지우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수영선수의 세계를 소재로 다뤘지만 영화는 ‘1등’만을 기억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아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과거 수영 천재 선수로 이름을 날린 광수는 태릉선수촌에 늦게 입소했다는 이유로 코치에게 구타를 당하던 중 수영을 때려치운다. 그리고 16년이 흐른 후 꼭 금메달을 따야만 하는 준호 엄마의 부탁으로 준호 수영 코치가 된다.


광수가 엄마에게 내건 조건은 절대 수영장에 오지 말라는 것, 엄마는 그 곳에서 준호가 구타를 당하면서 수영을 배운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아들이 맞는 것보다 4등이 더 무섭다는 엄마는 모른 척하면서 폭력의 공범자가 된다.


영화 <4등>은 자신의 실력만을 믿고 태릉선수촌에 늦게 입소한 광수의 과거 이야기를 전반부에 배치해 맞을 짓을 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준호의 코치로 광수가 들려주는 옛날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1등이 아닌 나머지 선수들에게 가해진 가혹한 폭력과 무시, 그저 들러리로 폄하해버리는 스포츠계가 잘못됐음을 알게 된다. 과거의 잘못을 알았다고 해서 광수가 올바른 수영 코치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 역시 과거의 코치처럼 준호에게 폭력을 휘두르면서 승부욕과 간절함을 가지라고 강요한다.


각자의 레인 출발선에 선 선수들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수영장으로 입수하여 쉼 없이 달려가는 마지막 부감 샷에서 준호는 레인 바깥으로 나가기도 하고 어느 순간 물속과 물 밖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수영 경기는 마치 아름다운 춤처럼 느껴진다.


이런 판타지 같은 장면은 준호가 광수에게 수영을 배울 때도 나오지만 물 밖으로 나온 현실은 집중하지 못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많은 코치들이 있는 리얼 사회다. 처음은 좋아서 스스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등수가 매겨지는 실력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현실에 직면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보통 이런 스포츠계의 폭력이나 대한민국의 과열된 교육열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관객은 나쁜 인물이 나올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기대를 한다. 그러나 <4등>에서는 모든 면에서 나쁜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폭력을 휘두르는 수영 코치도 완전히 나쁜 인물로 그려지지 않았고 오로지 1등만을 바라는 엄마도 그렇다. 마침내 1등을 한 준호가 화장실에 갔을 때 보여준 대걸레 막대기와 빗자루의 긴 막대기, 그리고 거울에 비친 준호의 옅은 미소가 1등에 대한 갈망과 광기가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영화 <4등>는 6월 27일 수요일 저녁 7시 서천군기벌포영화관 2관에서 선착순 무료 입장으로 상영된다.


<4등> 정지우 감독, 2016년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19분.




포토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