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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이즈 서해신문 젊은 서천 만들기 프로젝트>‘에벤에셀 모자원’ 개원 65주년...한 부모 가정 든든한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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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선 전 국회의원...19세 나이에 ‘사재’ 털어 설립
변규란 원장...발로 뛰며 5년간 운영자금 3억원 유치


남장 여성 국회의원으로 잘 알려진 김옥선 전 의원이 1953년 12월 8일 19세 나이에 설립한 에벤에셀 모자원이 올해로 65주년을 맞았다.


한국 모자원의 기원은 한국전쟁 취재를 왔던 피어스 선교사가 전쟁미망인과 고아들을 위해 본토로 돌아가 모금하여 한경직 목사를 통해 조직한 ‘선명회’에서 유래하는데 에벤에셀 모자원은 이와는 별개로 김 전 의원이 사재를 털어 설립하였다.


현재 모자원을 이끌고 있는 변규란(58) 원장은 사회복지에 14년간 몸담아온 이 분야 전문가로 2013년 7월 에벤에셀 모자원 원장에 취임하였다. 취임 후 공격적인 사업 공모와 진행으로 한부모 가정 복지 증진에 열정을 쏟고 있는 변규란 원장을 만나 모자원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모자원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소한데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미혼모 이거나 사별, 이혼으로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취약계층 여성을 대상으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다.


◇ 자립은 어떤 식으로 도와주나?


이곳 엄마들 중에는 ‘난 가난하다’, ‘소외되었다’고 내면화하며 ‘왜 나를 가만두지 않고 자꾸 일을 하라고 하느냐’고 무기력감을 보이는 때가 많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나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독려하고 지도하며 일자리 알선 및 자격증 취득도 지원한다. 그리고 처음 입원하시는 분을 상담할 때 ‘어머님께서 한 2000만 원만 마련하면 저기 보이는 임대아파트에 갈 수 있다. 우리가 일단 그걸 준비해보자’라고 말하는 등 엄마들의 자립을 유도하고 있다.


◇ 자립을 위해 엄마들 본인은 어떤 노력을 하나?


직장도 다니고 자격증 취득도 한다. 그리고 대학교도 많이 가는데 인근 군산대나 군산 서해대 등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여 그쪽 계통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곳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자기 수입에서 경상비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70%를 저축하게 되어있고 저소득 한부모 가정은 40%를 저축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퇴소한다’는 규정이 있어 엄마들의 저축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이 규정이 아니라도 본인이 사용하는 가스·전기 요금만 부담하면 집세 등 다른 지출이 없고 쌀이나 김치 등 후원금·품 지원이 있어 대부분 입원자들이 저축을 한다.


◇ 운영에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 같은데 운영자금 마련은 어떻게 하나?


기본적으로 정부 보조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후원금이 적어 외부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상당 부분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지난 5년 동안 발로 뛰어 외부에서 유치해온 자금이 3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자금으로 모자원 내 정원 마련, 건물 개보수 등을 하였고 지난 2016년에는 모자원 전 세대에 에어컨 설치를 하였다.


또 ‘일 년 12달 장학금 주는 모자원’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모자원 아이들에게 장학금 지급도 하였으나 아쉽게도 이 사업은 후원금 조달이 어려워 현재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 최근 한국건강진흥원 주최 ‘한부모가족 네트워크-한마음 한울림 축제’에서 ‘2016 행복프로그램-예사랑 공부방 및 가족프로그램’으로 최우수 사업에 선정되었다. ‘행복프로그램’은 어떤 사업이었나?


‘충남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선정으로 후원금을 지원받아 아이들 치료, 생태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 가족 나들이 등을 통해 아이들 성장은 물론 가족관계 개선을 도모한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것보다 우리가 더 성공적으로 생각하는 사업은 ‘씨드머니 프로젝트’라는 사업인데 최우수 사업 선정 참가 조건이 2015년부터 시행한 사업이라서 ’행복프로그램‘으로 참가할 수 밖에 없었다.


 ‘씨드머니 프로젝트’란 엄마들에게 처음에 똑같이 20만 원씩을 ‘씨드머니’로 주고 각자 개인 역량에 따라 저축계획을 세워 목표 달성 시 달성률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업이었는데 이 또한 자금이 여의치 않아 중단됐다. 그러나 앞으로 자금 조달이 된다면 우리 어머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시 시행할 계획이다.



◇ 향후 계획은?


올해는 ‘장항 다(多) 가치(價値,value) 투어’를 시행 중이다. 아이들에게 내 고장을 알리고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 대한 정체성 확립을 목표로 미디어센터를 방문해 영화를 보기도 하고, 전통시장에서 장보기를 하는가 하면 지역 맛집을 찾아 밥을 먹기도 한다.


변 원장은 “‘모자원’이라는 이름에는 낙인감’이 있다” “그래서 많은 한 부모 엄마들이 모자원에 들어와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일이 많다”라며 “사람이 살다 보면 소나기를 만나듯 인생에서 힘든 시기를 만나는데 이럴 때는 잠시 처마 밑에라도 몸을 맡겨 비바람도 피하고 몸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자원을 거쳐가는 모든 엄마들이 이곳에서 힘을 얻고 자립해 더 나은 삶, 행복한 인생을 살기 바란다”는 변 원장에게서 딸을 둔 엄마와 같은 포근함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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