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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동화 같은 사랑이야기, <문 라이즈 킹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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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스 감독의 모든 영화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으며 단 한 장면만을 봐도 이 감독의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그의 영화에 나타는 시각적인 요소들은 그만큼 강하며 화려한 색감의 대비,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특정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미디어문화센터 목요상영회에서 상영하는 <문 라이즈 킹덤>은 10대 소녀소년의 사랑이야기다. 교회 연극에서 첫 눈에 서로에게 반한 10대 소녀소년 수지와 샘은 그로부터 딱 1년 후 둘만의 세상을 찾아 집을 떠난다.


부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샘과 집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수지는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돼 자신들만의 안식처인 ‘문 라이즈 킹덤’을 찾는다.


영화는 겉으로 그저 평범하고 별 문제 없이 지내는 것 같지만 그 내부에 많은 모순과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의 엉뚱해 보이는 사랑의 도피 행각으로 드러난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유명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년 개봉)의 카메라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틸트 기법으로 영화의 화면을 구성했다면 <문 라이즈 킹덤>은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패닝을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마치 연극 무대를 이동해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것 같다.


그러다 가끔 멀리 있는 사물을 가까이서 보는 망원경의 ‘매직’을 선사하듯 카메라는 줌인으로 인물을 당겨 이야기를 보여준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지나왔지만 어른이 되면 언제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나왔지만 기억하지 못해 아이들의 문제를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보게 되고 결국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들의 세계를 찾으러 떠난다.


<문 라이즈 킹덤>은 아름다운 색감 뿐 아니라 재치있는 소품도 등장하는데 아이들이 처한 현실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풍뎅이 귀걸리, 그리고 수지의 심리상태를 반영한 것 같은 판타지 소설은 이야기의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해준다.


<문 라이즈 킹덤>은 5월 17일 목요일 저녁 7시 미디어문화센터 목요상영회에서 선착순 무료로 상영된다.


<문 라이즈 킹덤>, 웨스 앤더스 감독, 2012년 개봉, 15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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