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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구석구석 스탬프여행-2탄] 두 번째 코스, 문헌서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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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8경중' 6경 문헌서원.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곳


서천은 깊은 역사와 더불어 자연 경관까지도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서천 구석구석 스탬프여행 두 번째 코스로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역사에 반하고 자연에 또 한 번 반하는 그 곳, 자연 속 선비정신이 숨쉬는 ‘문헌서원’을 소개한다.

문헌서원 일원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드는 기분은 평온함이다. 공원에 온 듯한 푸르름에 각 건물 위의 기와지붕에서는 정통미가 풍긴다. 때마침 불어온 은은한 봄바람 때문이었을까 차분해지는 느낌마저 온몸에 전해졌다.



서원 일원 정취를 따라 30미터 쯤 걸어가면 지금의 대학교 대정문 쯤 돼 보이는 홍살문이 보인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들어가면 문헌서원 특유의 분위기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홍살문의 왼편에는 사람 키보다 큰 크기의 비석 7개가 세워져 있어 웅장함이 느껴진다. 비석을 충분히 감상하고 난 후 고개를 뒤로 돌리면 수영장 크기의 아담한 연못이 하나 보인다.


연못 건너편에는 경현루라는 정자가 있다. 정자 위에 오르면 연못을 낀 낭만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데 ‘과거 젊은 유생들이 주로 찾는 장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못에서 다시 큰 길로 돌아와 더 안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그리고 들판과 함께 우측에는 문헌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목은 이색의 업적을 기리다

 “남산 꼭대기에 달려 올라가 사방을 보니 광대한 봄바람에 새벽은 아직 차가운데 하늘은 푸른 장막이요 꽃은 비단 같아서 일개 서생의 시야가 아득히 탁 트이누나”

목은 이색(1328~1396) <남산에 올라가서 꽃을 감상하다>



서원까지 걷다보면 위의 글처럼 각각 다른 내용의 글귀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이곳이 ‘목은 이색’이라는 인물에 관련된 공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목은 이색은 고려 말 ~ 조선 초의 학자로, 고려 말 학자인 가정 이곡 선생의 아들이다.


고려 말 원나라에 유학하여 고려에 성리학을 소개하고 보급한 학자로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어 조선 초기의 뛰어난 성리학자들 대부분이 목은 선생의 제자였다.
목은 이색의 학문적 업적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곳이 바로 문헌서원이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25호

 ‘서원’은 조선시대에 성리학의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지방에 세운 사학(私學)이다. 조선시대, 향교가 공교육기관이라면 서원은 사설교육기관의 성격이 강하다.


 문헌서원의 처음 이름은 ‘효정사’다. 최초 창건연대는 기록상으로 1594년으로 전해진다. 그 이후 정유왜란으로 불에 타 없어져 사우만이 남아 있었는데 1610년 한산 고촌으로 옮겨 복원하고 다음 해인 1611년에 ‘문헌서원’이라는 현판이 내려졌다. 현판의 글씨는 우암 송시열이 썼다.



조선왕조와 근현대를 거치며 온갖 수난을 겪었지만 2012년 문헌서원 전통 역사 마을조성 사업에 의해 현 위치에 중건하고 이곡, 이색, 이종덕, 이종학, 이종선, 이맹균, 이개, 이자 등을 배향하고 있다. 매년 음력3월과 9월 중정일(中丁日)에 제사를 올린다.


문헌서원은 1984년 5월 17일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25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서원에서 보유중인 문화재로는 가정목은선생문집판, 목은이색영정, 목은선생신도비가 있으며, 이색선생묘일원도 충청남도 지정기념물 제84호로 등재되어 있다.


서원은 크게 선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당과 교육을 담당하는 강당, 유생들이 공부하며 숙식하는 동재(존양재) 및 서재(석척재)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건물 외에도 선현들의 문집이나 판각본을 보관하는 장판각, 제사용품을 보관하는 제기고 등이 있다. 문헌서원에도 위폐를 봉안하고 제향을 지내는 효정사와 이색 선생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 목은영당, 그리고 이색 선생의 신도비가 있다.


특히, 목은영당 뒤에 있는 배롱나무는 8~9월 사이에 선홍빛 꽃이 피는데, 문헌서원 건축의 전통과 자연의 어우러짐은 가히 매력적이다. 이를 찾아 발걸음을 하는 관광객 또한 적지 않다.

마치 옛 선비가 된 듯 문헌서원을 돌고 나오면 학문이라도 수행하고 나온 듯 배가 출출해진다.


마침 주차장 앞에는 문헌전통밥상 이라는 식당이 있어 서원 일원의 분위기 속에 허기진 배를 달랠 수가 있다.
또한, 전통한옥호텔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머무는 시간 자연을 즐기며 치유하는 시간으로 삼기에 적당하다.


문헌서원을 돌아보고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기린봉 혹은 이상재선생 생가지를 갔다가 다시 서원으로 돌아오는 각각 다른 코스의 천년솔바람길이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문헌서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운영시간(3월~10월: 9:30~17:30, 11월~2월: 9:30~16:30) 중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문헌서원 방문을 계획하시는 독자들은 시간에 유의하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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