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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구석구석 스탬프 여행-1탄] 첫 번째 코스, 마량리 동백나무숲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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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년 변치 않는 아름다움, 동백나무숲에 가보자
동백꽃과 어우러진 서해바다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지난 겨울 유난히도 추웠던 날씨 탓에, 떠나고 싶은 마음만 앞설 뿐 몸은 집밖을 벗어날 수 없었다. 두꺼운 외투를 막 벗은 지금, 잠시 와있는 봄이 떠나기 전 어디로든 가야할 절호의 타이밍이다.


멀리 나가는 것이 부담된다면, 훈훈히 불어오는 해풍을 벗 삼아 서천의 친근하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느끼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서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서천 8경’을 포함해 지역의 전통과 멋을 느낄 수 있는 관광 코스 ‘서천 구석구석 스탬프여행’을 소개한다.




◇애절한 사랑을 품은 꽃


헤일수 없이 수 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 말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묻고 오늘도 기다리네 동백 아가씨 가신님은 그 언제 그 어느 날에 외로운 동백꽃 찾아 오려나 <가수 이미자 ‘동백 아가씨’ 노래 가사>


동백은 꽃말이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일 만큼 애절한 사랑을 품은 꽃이다.
봄이 오기도 한참 전인 1월에 다른 꽃들보다 먼저 피기 시작해 5월까지도 붉은 빛을 유지하는데, 눈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피었던 꽃은 바람 한 점 없는 어느 날 혼자 ‘툭’ 하고 떨어지며 생을 마감한다.


꽃이 지닌 애절함 때문인지 문학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동백은 주로 남부지방 해안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서천 마량리에도 서해바다와 동백꽃이 어우러진 동백나무숲이 있다.



◇500년 수령의 동백나무숲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 제 169호로 1965년 4월에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관리되고 있는 서천군의 명소다. 이곳에는 5백여 년 수령의 동백나무 85주가 8,265㎡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약 500년 전 마량의 수군첨사가 꿈에서 바닷가에 있는 꽃뭉치를 많이 심어 기르면 마을에 항상 웃음꽃이 피고 번영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고, 다음날 바닷가에 가보니 정말 꽃이 있어 이를 심어 숲을 이루니 고기도 많이 잡히고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해져온다.


계시처럼 마을에 늘 행복한 웃음꽃이 피고 번영했을지 알 수 없지만 매년 음력 정월에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제를 지낸다는 설명은 계시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거라 추측하게 한다.


이 숲은 마을의 방풍림 구실을 하고 있다. 그 때문에 바람이 강한 서쪽은 몇 그루만이 남아있고 동쪽에는 70여 그루가 분포하고 있다. 또한 차나무과에 속하는 동백나무는 키가 7m까지 자라는 난대성 상록활엽수이지만 이곳에 있는 동백나무는 강한 바람 때문에 키가  겨우 2m 내외이며, 옆으로 퍼져 있어 둥근 모습을 하고 있다.


숲이라고는 하지만 빽빽하지 않고 동그란 나무들이 몇 미터 간격으로 드문드문 서 있어 마치 붉은 빛이 나는 정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동백나무숲의 명소 동백정


숲에 조성된 길에는 양쪽으로 무성하게 자란 동백나무가 서로 맞닿아 터널을 이룬다.
아름다운 동백꽃에 홀린 듯 따라가 길 끝자락에 서있을 즈음 정자가 하나 보이는데, 바로 동백나무숲의 명소 동백정이다.


동백정은 1965년에 옛 한산군 청사의 건물을 옮겨다 놓은 것으로 높이는 약 7m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이다.


동백정에 오르면 서해바다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사진작가들 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서해바다, 바다와 어우러진 동백나무숲의 모습, 그리고 작은 바위섬 오력도 너머로 비추는 일몰의 풍경까지 50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토록 아름다웠을까.


지난달 17일 마량리에서 개최된 제19회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를 통해 47만 명의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를 찾아 61억 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이뤄내며 이달 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축제는 끝났지만 동백꽃의 아름다움은 늦으면 5월까지도 유지된다.


‘서천 8경’ 중에서도 1경으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나무 숲’의 아름다움을 아직까지 느껴보지 못했다면 이번 달 안에 꼭 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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