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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1980년대 대중문화 아이콘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과 감동적인 체험의 집합체인 <레디 플레이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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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은 좀 더 암울한 미래사회였으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약간 밝아진 <레디 플레이어 원>은 제목처럼 한 편의 거대한 게임이다. 오아시스의 개발자인 할리데이가 남긴 세 개의 열쇠를 찾아가는 과정이 게임의 끝을 향해가는 어드벤처와 같기 때문이다. 

다중 접속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일명 MMORPG라고 하는 ‘오아시스’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타인과 만나 취미생활, 쇼핑, 관계 맺기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생활공간이다. VR세계인 ‘오아시스’는 그 곳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의 소유 정도가 진짜 세계에서 빈부격차를 결정할 정도로 진짜가 돼버렸다. 이 가상세계를 만든 할리데이는 세 개의 열쇠를 찾는 유저에게 ‘오아시스’의 지분을 넘긴다는 유언을 남겼고 전 세계는 이것에 몰두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가상 세계는 VFX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이지는 않고  지금 VR 체험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준다. ‘오아시스’속 세계도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인공적이다. 화려한 영상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실망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시작이 ‘오아시스’라는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속 이야기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오아시스’보다는 게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리얼리티는 배제했다. 

게임을 좋아했던 개발자 할리데이는 게임 자체의 순수함이 유지되기를 바랐고 이를 가장 잘 이어갈 수 있는 유저가 이 세계를 갖기를 바랐다. 그래서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이스터에그를 찾는 유저들로 10대를 설정했다. 그들은 이 세계가 비록 가상이지만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의 순수함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세대이니깐.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는 198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향수와 깊은 애정으로 가득 찬 세계다. 스필버그 감독의 인생 자체가 대중문화의 역사이고 상징이기 때문에 그가 영화 속에 뿌려놓은 아이콘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물론 이 아이콘들을 알지 못한다고 해서 영화를 관람하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여전히 대중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감독이니깐. 

<레디 플레이어 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2018.03.28. 개봉, 12세관람가. 1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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