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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단골집’ 1탄> 어부 마음이 느껴지는 ‘선바위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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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단골집’ 첫 손님, 조흥철 서천군 수협조합장
조흥철 조합장, “외부에서 중요한 손님이 오면 꼭 이곳에 온다”



◇서천 앞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 식탁에 오르는 ‘선바위 가든’  

‘명사의 단골집’ 첫 손님은 서천군 수산업협동조합 조흥철 조합장이다. 그는 20년이 넘는 단골집으로 ‘선바위 가든’을 소개했다. 

조 조합장은 “외부에서 중요한 손님이 오면 꼭 이곳으로 옵니다. 믿을만하고 맛있어서 지인들의 칭찬을 항상 듣습니다”라고 말했다.

일주일에도 두세 번씩 단골들이 찾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그 이유로 서천 앞바다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활어와 해산물을 꼽았다. 이곳 사장이 어부의 마음을 손님 밥상에 고스란히 올려놓는 정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늘의 주메뉴는 간재미와 우럭회. 그리고 봄의 전령사인 주꾸미 샤브샤브다. 서천의 명물 주꾸미는 지금이 제철이다. 살아있는 주꾸미가 그릇에 담겨 나왔는데, 힘차게 다리를 움직이며 삐져나온다. 



힘이 아주 장사다. 도망가지 못하게 서둘러 국물에 넣어야 한다. 샤브샤브로 살짝 데쳐 건져 먹으면, 야들야들 부드럽게 넘어간다. 

더 익힌 머리에는 쌀알같이 생긴 알이 가득하다. 맛 역시 쌀밥같이 고소하기 그지없다. 
맛난 주꾸미 요리를 먹던 중 짧지만 그동안 조 조합장이 일궜던 수협의 경영방식을 들을 수 있었다.

3년 동안 흑자를 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는 조 조합장은 “1939년 설립된 서천군 수협은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한때 방만한 경영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시절 김기웅 전 조합장이 가진 괄목할 만한 경영방식, 즉 조합원을 우선시하는 마음이 조합 운영에 많은 변화의 시작을 알렸고 저 역시 조합장이 된 후 이를 이어받아 조합원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경영방식을 펼쳐 지금의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로 지난해에는 적은 금액이지만 조합원들에게 출자배당금과 갈비 선물을 줄 수가 있었다. 

또, 조 조합장은 서천군 수협 최초의 어민 출신으로 조합장에 당선돼 조합원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생각했고 대출금리를 전국 최저수준으로 낮추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그의 선한 웃음을 간직한 대화에서 조합원들을 생각하는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수협 운영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주꾸미 사브사브’ 별미, 라면을 넣는 시간이 되었다.  시원한 해물 국물에 라면의 궁합이 훌륭하다. 

그때 조합장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붕장어(아나고)도 나왔다. 조합장의 힘의 원천이라고 하는 붕장어. 다른 양념 없이 구워 간장에 찍어 먹으니 무척 담백하니 맛있다.

이때 또 일명 자젓이 등장한다. 조합장이 특히 좋아하는 자젓은 자하젓이라고 불리는데 이 역시 서천의 명물이다. 

깨끗한 서천 바다에서만 나온다는 자하는 새우보다는 작고, 뽀얗다. 식감도 새우젓보다는 훨씬 부드럽다. 

이를 청양고추에 찍어 먹으니 참으로 별미이다. 이 자하젓과 청양고추는 조합장을 닮은 듯했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자하젓. 조합원들만 바라보는 청양고추의 뚝심. 바다에서 인생을 보냈던 그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쫄깃한 우럭회와 오도독 씹는 식감이 일품인 간재미는 이곳 사장님이 직접 잡아 더욱 싱싱하다. 

조 조합장은 “우럭회는 고추냉이(와사비) 간장에, 간재미는 초장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조합입니다” 라고 말했다. 



서천 특산물 박대구이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꾸덕꾸덕 말린 박대는 담백하고 고소함에 손이 자꾸만 간다. 

‘선바위 가든’이 소개한 반찬이 있다. 바로 멸치볶음. 서천 멸치는 특산품으로 매우 유명한데, 이 멸치는 다름이 아니라 조합장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한다. 

선물 받은 수협 멸치로 반찬을 만들어 손님에게 제공하고, 또 이것을 조합장이 손님이 되어 먹을 수 있고 참으로 따뜻한 모습이다. 자식 얘기도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두 사람의 오래된 우정이 느껴진다. 

봄 향기가 물씬 풍기는 요즘, 바다 내음 가득한 ‘선바위 가든’으로 가족과 함께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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