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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국가와 우정의 대결을 보여주는 영화 ‘골든 슬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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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배우를 스토킹 현장에서 구해내 모범시민상을 받으며 유명인사가 돼버린 택배기사 김건우는 갑자기 연락이 온 고교 밴드 시절 친구 무열에게서 ‘네가 대통령 후보 암살범이야’라는 말과 함께 ‘절대 아무도 믿지 말라’며 건우의 택배 트럭을 몰고 가 자폭한다. 

그리고 광화문 한복판에서 유력 대선 후보자의 자동차는 폭발하고 김건우는 테러 용의자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믿지 않은 건우는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며 실체 없는 그들을 피해 도주를 하다 민씨를 만나고 이 모든 계획이 정부의 정권 창출을 위한 계획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골든 슬럼버>는 거대한 국가 권력에 맞서는 개인과 그를 돕는 친구들의 우정 간의 대결을 그린다. 그래서 건우의 도주 과정에서 고교 시절 밴드 친구들이 차례로 소환되고 그들은 건우를 믿고 지나온 시간을 회상하고 서로를 바라본다. 그래서 ‘골든 슬럼버’라는 제목을 붙인 것 같다. 

그러나 영화는 건우를 도망자로 만든 국가 권력의 실체에 많이 집중해 청춘의 시간을 회상하면서 친구들로 대변되는 소시민의 연대와 국가의 대결을 단지 설정으로만 그리고 있어서 전체 이야기 구조에서 따로 놀고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거대한 국가 권력에 맞서는 것은 무척 어렵고 혼자 힘으로 하기 힘들다. 영화 속 민씨의 대사처럼 그들이 원하는 대로 범인이 되는 것이 낫다. 이렇게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이런 설정을 위해 <골든 슬럼버>는 우정과 청춘을 덧붙였는데 이 부분의 묘사가 다소 촌스럽다. 과거의 시간이라서가 아니라 너무도 전형적이고 관습화된 청춘 시절의 묘사로 인해서 영화 속 친구들, 우정이 왜 나오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일본 원작 영화나 원작 소설은 친구들과의 우정, 청춘, 그 시절에 대한 감성에 좀 더 집중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일본 만화 ‘20세기 소년’의 빅 브라더와 그에 맞서는 친구들처럼. 그러나 한국영화 <골든 슬럼버>는 국가 권력의 음습하고 강력한 폭력성을 그리는데 더 집중했고 이를 위해 스릴러 장르를 선택해 설날 개봉에 맞는 액션 영화로 잘 마무리한 것 같다. 

<골든슬럼버>, 노동석 감독, 2018. 2. 14. 개봉, 15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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