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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에겐 높기만 한 정치 진입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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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선거법, 정치신인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 ‘차별 여론도’
명함 돌리기·출마의사 거론 제재 등 본인 홍보방법 거의 전무
정치신인들, “예비후보 등록 전까진 발품만이 유일한 방법”

현행 선거법과 각종 선거환경이 기존 현역들에게만 유리하다는 일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뉴스아이즈 서해신문에서는 정치신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기사와 함께 내년 6.13 지방선거에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두 명의 출마예정자를 만나 정치신인, 비현역으로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민주주의 꽃인 지방선거가 앞으로 6개월 남짓 남았다.

내년 6월 13일에 치러지게 될 지방선거에서는 시·도지사를 비롯해 지방 단체장, 기초의회 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이 선출되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통령선거보다 더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선거이기도 하다.

타 시·군에 비해 일찌감치 선거바람이 일고 있는 서천군의 경우 현직 군수를 비롯해 7명의 후보가 군수출마의 뜻을 밝히고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반면, 가지역구는 도의원과 군의원 모두 출마의 뜻을 밝힌 이들이 적어 경쟁이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나지역구의 경우 6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군의원 출마예상자들이 10여명인데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이들까지 출마하면 그 경쟁은 더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서로 올바른 경쟁을 거쳐 군민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앞으로의 4년을 책임질 정치인들을 선출해야 하지만, 정치신인 등 비현역의 어려움은 이만 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현행 선거법 안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 이미 기울어진 선거 운동장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정가에서는 현재 선거법과 각종 선거환경이 단체장과 의원 등 현역에게만 유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여러 번의 선거를 치른 백전노장의 정치인이나 지난 4년 간 정치에 참여한 군수나 도·군의원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적인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는 것은 물론, 조직 활동과 후원회 모금은 물론 의정보고, 당원 연수 등을 통해 제한 없이 계획적으로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정치에 입문한 신인들의 경우 경로당이나 행사장을 방문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는 것만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거방법으로, 저만치 달려가고 있는 현역을 바라만 봐야 하는 비현역에게는 ‘정치 진입장벽’이 높게만 보일 수밖에 없다.

그중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은 현행 선거법이다. 단체문자 제한은 물론 불특정다수 명함배포 금지, 구체적인 출마의사 발언 금지, 기부 금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 활동이나 모임 등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현역은 지역 내 각종 행사에 초대받지 못하거나 참석을 해도 현역과 달리 소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개를 받아도 출마의사를 밝히거나 지지를 당부하는 말을 하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기 때문에 자기소개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선거법상 내년 3월 2일부터 가능한 예비후보 등록 전까진 이러한 차별 아닌 차별을 견디며 조심스럽게 활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 비현역의 현실이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행 선거법이 새롭게 정치권에 진입하려는 신인들의 발목을 잡는 등 세대교체를 가로막는 진입장벽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은 일은 매번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 되는 문제점으로 정치권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예정자 인터뷰>

“기성정치인들과 출발선 자체가 달라, 선거법 발목”



6.13 지방선거에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김장환 출마예정자는 정치신인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10여 년 간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 서천의 경제 흐름이나 지역 정서를 이해하고 있으며 나름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2만여 명이 넘는 총유권자를 고려했을 땐 정치신인으로 겪은 어려움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김장환 출마예정자는 “지난 9월부터 새벽같이 일어나 일찍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쫓아다니는 것을 시작으로 가을철 김장김치봉사, 이장단 회의, 화합잔치,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장을 찾아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선거법 상 악수와 인사만 허용돼 있고 구체적인 목적 알리고 홍보하는 행위와 이유 없이 불특정다수에게 명함을 살포하는 행위가 금지돼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라며 “4년 내내 군정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기성정치인들과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청년이나 30~40대 젊은이들은 경제성장의 둔화와 저임금, 결혼, 자녀양육, 아파트 구입 등 수많은 경제적 부담 등도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장환 출마예정자는 “불합리한 사회적 구조를 비판만하고 일찍 포기하기에 앞서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젊은이들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올바른 선거를 위한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기도 했다.


“발품 파는 것만이 정치신인의 유일한 방법”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다 주변의 거듭된 권유로 정치에 뜻을 갖게 됐다는 김경환 출마예정자 역시 정치신인으로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현재 김경환 출마예정자는 새벽부터  각종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김경환’이란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경환 출마예정자는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저를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발로 뛰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발품을 파는 것만이 신인정치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그는 지역의 각종 행사에서 “뭐하는 사람이냐?”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장 곤혹스럽다고 한다. 선거법 상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언급을 못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김경환입니다, 인사드리러 왔습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내빈석에 앉아 소개를 받는 기존 현역들의 모습은, 행사장 뒤편에 서서 바라만 봐야 하는 정치신인들에게는 자격지심마저 생기게 한다고 한다.

김경환 출마예정자는 “저를 모르시는 대다수의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야 하고 또 그렇게 인사를 드리다보면 중복으로 인사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많이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며 “하지만 두 손을 꼭 잡아 주시며 응원한다고 힘내라고 말씀해 주실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보람도 느끼고 더욱 힘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천군을 위해 진정으로 땀을 흘리며 일 할 수 있는 젊은 사람, 패기를 갖고 지역주민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정치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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