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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일석의 글쓰기 교실, 글쓰기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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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참 애매하고 막연한 질문이죠?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저 역시 어떻게 답을 드려야 할지 막막해지지만, 한편으로는 글을 잘 쓰고 싶은데 잘되지 않는 분들은 당연히 이렇게 막연한 궁금증을 가지고 계실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글쓰기를 잘 하고 싶은데 딱 어울리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나요. 이럴 때는 어떡하죠?”

이 정도로 구체적인 질문을 하실 수 있다면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막연한 질문에서는 벗어났다고 봐야겠죠.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정말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 전에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글쓰기 훈련, 혹은 연습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편으로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많이 알아야 한다.”

만약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것 딱 하나만 고르라고 얘기한다면, 저는 “많이 알아야 한다”고 답을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TV에서 의사 선생님이나 변호사님들이 출연해서 얘기하는 것을 보면 정말 청산유수처럼, 알아듣기 쉽게 말씀을 참 잘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명백하게 많이 알기 때문에 알아듣기 쉽게 말씀을 잘하는 것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죠? 만약 의사 선생님한테 법률 얘기를 시키거나, 변호사님한테 의학 얘기를 시킨다면 아무리 원래부터 말을 잘하는 분들이라고 해도 무슨 말씀을 하실 수 있겠어요? 자기 분야에 대해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말씀도 잘하시는 것이죠. 

말을 잘 하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겠는데요. 하나는 말을 잘하면 글도 잘 쓰냐. 이것 역시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말 잘 하는 사람이 글을 못 쓰는 경우도 많고요, 글 잘 쓰는 사람이 말은 영 젬병인 경우가 많죠. 

그러나 사실 이것은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말하기와 글쓰기는 분명히 차이가 있고, 그것을 잘하기 위한 훈련 방법 역시 각기 독특한 방법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지식과 정보, 또는 어떤 주장을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글쓰기의 세계와 말하기의 세계가 달라서 그런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글쓰기와 말하기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죠. 그래서 말을 잘 한다는 것과 글을 잘 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일맥상통합니다.

많이 알면 글을 잘 쓰게 될까?

그 다음 의문은 “많이 안다고 해서 무조건 글을 잘 쓰게 되느냐?”입니다.

무조건 잘 쓰게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은 되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많이 안다고 해서 무조건 잘 쓰게 되지는 않지만, 잘 모르면 글을 잘 쓰는 것이 아예 불가능합니다. 

의사나 변호사나, 혹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도 글쓰기가 어렵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은 조금만 훈련을 하면 충분히 글을 잘 쓰실 수 있죠.

글쓰기도 마찬가지죠. 글쓰기 방법, 글쓰기 기법, 이런 것도 중요하죠. 그러나 그 이전에 아는 것이 많아야 합니다.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아야 하느냐?” 우선 자기가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겠죠. 삶에 대해서 쓰고 싶다면 삶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될 것이구요, 삶에 대해서 많이 안다는 것이 좀 어폐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말로 얘기한다면 삶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아야 됩니다. 

그 다음 알아야 할 것이 독자가 좋아하고, 원하고, 바라고,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많이 알아야 한다기보다 잘 알아야 하는 것이겠군요. 

아는 것은 많은데 독자가 뭘 좋아하고, 뭘 원하고, 뭘 바라고, 뭘 보고 싶어 하는 지에 대해 잘 모르는 채로 글을 쓰게 되면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좋다는 얘기를 안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쓰고자 하는 것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쓰고자 하는 것에 대해 많이 알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같은 경우는 그러고 싶은 욕구도 마구 생깁니다만, 그 정도 차원이 아니더라도 하여간 어떤 주제에 대해서 시간만 주어진다면 10분이고 한 시간이고 썰을 풀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이나 식견은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뭘 자꾸 익혀야 되겠죠.

많이 알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과 길이 있으니까요, 저와 같이 알아보기도 하고, 여러분도 노력을 하셔야겠지만, 일단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야 한다” 이것은 분명히 머리속에 콕 박고 넘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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