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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아무리 급해도 이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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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바늘허리에 실 묶어 못 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급해도 대충 할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주민을 위한 행정업무에 있어서 이 속담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자칫 부실공사로 건물이 무너지듯이 무리한 행정처리 또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급해도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행정’을 원한다. 그저 ‘숫자’로 표현되는 형식적 실적주의와 시대를 역행하는 ‘비상식’이 난무하는 이 지역사회에서 우리는 벗어나고 싶은 열망이 있다.

지난 16일 서천군보건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응급실 지정·운영에 따른 실적을 보도 자료를 통해 서해병원 응급실이 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9월 1일부터 29일까지 응급실을 이용한 환자는 총 442명으로 일평균 15명의 환자가 내원했으며 추석 연휴기간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모두 301명으로 1일 평균 30명의 환자가 내원했다고 전했다.

군 보건소가 발표한 이이 실적 자료라면 서해병원 응급실 지정·운영한 이래 40일 동안 총 743명, 1일 평균 18명의 응급환자가 내원한 것으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사실 응급실은 위급상황에 처한 환자가 이용하는 것이 다반사지만 이외에도 긴급을 요하는 각종 질병 및 상해·사고 등을 입은 환자의 이용도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어 발표한 군 보건소의 119구급대의 응급이송현황은 뉴스아이즈 서해신문이 조사한 결과 사실보다 부풀려 발표된 것으로 확인돼 시대를 역행하는 보건행정의 모습이 드러났다.

군 보건소는 응급실 운영(40일)이 들어간 동안 160명이 서해병원에 이용했다고 발표했지만 충남도소방본부의 119구급대의 응급이송현황(45일)에는 139명이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평균 4명을 기준(군 보건소)으로 5일 추가 일정을 뺀 이송환자는 119명이다. 정확히 41명이나 부풀려진 수치다. 

또한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1일 평균 이송환자는 11명(관내이송 4명, 관외이송 7명)으로 관외이송은 1명이 감소, 관내이송은 일일 평균 2명이 증가했다지만 무엇이 어떻게 감소하고 증가했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결국 수치로 장난친 실적 부풀리기 즉, 전시행정의 표상을 고스란히 보여준 모양새다. 그저 ‘숫자’로 표현되는 형식적 실적주의로 시대를 역행하는 보건행정의 민낯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보였다.

아무리 급해도 이것은 아니다! 서해병원 응급실 지정·운영으로 인한 각종 의혹과 구설수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 같은 행태를 보여줬다면 이는 주민들을 우습게 본 오만방자한 군 보건소의 갑질이다.

이제는 민심을 정확히 읽고 제대로 된 보건행정을 펼쳤는가에 대한 철저하고도 겸손한 자세로 자기반성을 통한 정확한 해명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과연 서해병원 응급실 지정·운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한 이에 따른 보건행정 처리가 왜 졸속행정으로 보여 졌는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내 놓아야 한다. 등불이 자신의 아래는 비추지 못하듯 사리판단을 망각한 채 안일한 자세로 임한 군 보건소는 먼저 반성하고 뼈아픈 교훈에 정신 차려야 한다.

따라서 군 보건소는 올해 응급실 설치를 열망한 군민에게 엉터리 실적 홍보에 앞장서기 보단 응급실 지정·운영에 따른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지도·감독의 원칙을 성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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