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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4> 행복을 나누는 달달한 꿈앤카페 ‘산타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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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공모사업 선정, 2014년부터 운영
착한 가격은 기본, 신선한 원두만 고집…깊은 커피 향에 감동
“아름다운 꿈을 이뤄나가는 카페…맛있는 커피로 보답하고파”


<업체탐방-4> 꿈앤카페 ‘산타로사’


서천군청 민원실을 지나다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는 커피 향을 느낄 수 있다.

바로 군청 민원실 옆에 위치한 꿈앤카페 ‘산타로사’ 때문이다.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매일 이른 아침부터 커피를 맛보려는 군청직원들과 민원인들로 북적이곤 한다.

여기서 잠깐, 꿈앤카페 산타로사는 다른 일반 카페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조금 더 특별하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가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서천군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지난 2014년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공모사업’에 선정돼 같은 해 6월 군청 민원실 옆에 둥지를 트게 됐다.

장애인들이 경제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 마련과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설립하게 된 이곳은 당시 한국커피문화 대표인 군산 산타로사 카페 대표와 인연을 맺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서천군장애인종합복지관 담당자는 “평소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보니 장애인들에 대한 대부분 사람들의 인식이 일을 못하는 사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 이렇게 돼 있어요. 그래서 장애인들이 사회에 나와 직업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편견을 해소하고자 꿈앤카페를 설립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꿈앤카페는 모두 비장애인이 한명씩 있어 장애인들은 서빙 같은 간단한 활동만 하는 반면에 우리 서천지역의 꿈앤카페는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비장애인을 고용하면 장애인은 1명에서 최대 2명밖에 일을 못하게 돼 당초 비장애인을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담당자는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커피 자판기가 있는 직원들의 휴게실로 사용됐던 공간에 카페를 만들다보니 공간이 협소해 더 이상 직원을 채용할 수가 없어요. 직원을 더 채용하면 직원들이 일을 하면서 동선이 겹치게 돼 불편하고 무엇보다 급여문제가 가장 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2명 체재로 운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꿈앤카페 산타로사는 다른 타 지역 꿈앤카페들과 다르게 장애인들이 모든 카페 일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이곳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송정애(여·40세)씨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 오픈부터 파트타임 직원이 출근하는 오후까지 카페를 책임질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 열정까지 갖고 있다.


특히 점심시간인 오후 12시에서 1시 사이와 나른한 시간인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로, 송정애 씨는 주문이 많이 밀려 처음에는 버벅거리기 일쑤였지만 어느덧 베테랑이 돼 이 정도는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송정애 씨는 “이곳 꿈앤카페에서 근무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우선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안정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들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일까? 군청 안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군청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자주 방문하고 있음에도 고정으로 찾아주는 단골손님도 생겼다고 한다.

실제 아침 오픈시간부터 군청직원들은 물론 민원인들까지 출근도장을 찍곤 하는데 사회적으로 좋은 취지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착한 가격은 기본, 좋은 재료와 신선한 원두만을 고집해서 인지 카페 주변엔 기분까지 좋아지는 커피 향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아메리카노나 라떼 등의 커피가 가장 인기가 많으며, 송정애 씨 역시 다른 음료보다는 커피를 추천해주고 싶은 메뉴로 꼽았다.

송정애 씨는 “아침에 출근하는 직원분들과 손님들이 저희카페 커피 향에 취한다며 저희카페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을 정도로 커피 향이 좋다고 말씀을 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항상 아침에 오픈준비를 하고 커피를 내려서 직접 맛을 보는데 제가 생각해도 정말 맛있는 것 같아요. 맛을 보면 ‘오늘 장사가 잘 되겠구나’ 하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면서 더 힘이 나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테랑 송정애 씨에게도 아직 어려운 게 있다고 한다. 바로 고객 응대다. 대처능력이 아직 미흡한 그녀는 손님들의 컴플레인이나 실수를 했을 때가 가장 난감하다고 한다.

송정애 씨는 “아무래도 제가 일을 안했던 사람이라서 사람들을 대하는 부분이 아직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손님들에게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는 당황하게 되요. 저는 한참을 생각하고 말해야 하는데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바로바로 대응을 못하다 보니 손님들에게 쓴 소리를 듣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렇듯 난감한 상황이 가끔 연출되기도 하지만 그녀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바로 친절한 손님도 많이 있기 때문인데, 송정애 씨는 “그래도 정신없이 바쁠 때 얼음도 떠다주겠다고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음료가 늦게 나온다고 뭐라고 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려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이 있으니까 또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부탁하기도 했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 혼자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주문이 밀려 손님들이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충해서 줄 수는 없다는 송정애 씨. 그녀는 손님들에게 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송정애 씨는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싶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손님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다양한 메뉴로 보답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에요.”라고 말했다.

한편, 서천군종합복지관은 꿈앤카페 ‘산타로사’를 비롯해 복지마을에서도 홍보문화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홍보문화카페는 일반고용인 꿈앤카페와 다르게 장애인들만 일할 수 있는 보호고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홍보문화카페는 꿈앤카페보다 훨씬 넓고 주방도 커서 장애인들의 직업훈련을 하기 위한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송정애 씨와 전서연(여·23)씨도 홍보문화카페에서 실습을 거치고 기술을 습득해 이곳 꿈앤카페로 오게 됐다고 한다. 

복지관 담당자는 “이곳은 일반사업장이기 때문에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수익이 많이 따라와야 해요. 그래야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고 저희가 그런 환경을 또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죠.”라며 “만약 공간 확보가 더 된다고 하면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에요.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자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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