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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의 과잉과 뻔한 캐릭터 설정으로 지루해져버린 영화 ‘V.I.P 브이아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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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개봉작품인 <브이아이피>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라는 정보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관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영화 <신세계>가 보여줬던 남성 느와르 영화의 진수, 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주인공들의 입체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뇌리에 각인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최소한 전작에서 봤던 남성 느와르의 분위기, 조직 내부에서 고뇌하는 인물들, 그리고 잘 짜인 각본을 기대했지만 <브이아이피>에서는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쉬운 영화였다.

장르영화는 자체의 관습적인 영화문법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미 인지된 문법에 따라서 영화를 이해한다. 그런데 <브이아이피>에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스테레오타입화 된 인물 묘사가 이어지면서 지루함마저 느끼게 한다. 

기획수사로 데려온 북한 브이아이피에 대한 국정원 내부에서의 의견 대립을 보여주는 장동건과 박성웅의 대화씬은 그 어떤 긴장감도 느낄 수 없는 진부한 캐릭터들의 묘사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전작인 <신세계> 출연배우에 대한 예의로 넣은 장면은 아닌지라는 생각마저 들게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영화 전반적으로 <신세계>에서 보여줬던 긴장감 돌던 인물들 간의 대립 씬은 이번 영화에서는 보여지지 않았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인물들의 투 샷만으로도 캐릭터들 사이의 팽배한 긴장감을 보고 싶었으나 이번 영화에서는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남한과 미국 간의 기획수사와 연쇄살인사건, 이를 밝히려는 경찰과 은폐하려는 국정원, 여기에 얽힌 미국 CIA, 북한 등 많은 이해관계들이 얽혀있는 이야기 구조를 제한된 러닝타임 안에서 풀어내기 위해서는 과감한 생략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개별적인 각각의 조직과 조직원들의 행동이 ‘V.I.P.’로 수렴되는 과정이 조금 더 짜임새 있었다면 하나의 아이디어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화가 됐을지도 모른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살인사건이나 납치사건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 문제점이 있다는 비판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서 자극적인 소재로 ‘여성’을 취급하는 방식에 불편함을 느낀다. <청년경찰>과 <브이아이피>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법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이아이피> 박훈정 감독. 128분. 청소년관람불가. 2017. 08. 24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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