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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한국사회의 가족 변천사, ‘영화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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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반영하기에 시대상을 살펴보는데 적합한 매체다.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 목요상영회는 영화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돌아보는 “영화와 가족”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은 마을 씨족 공동체, 나아가 국가를 만드는 기본 단위였다. 이러한 가족의 위상과 개념은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들 속에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 속에서 변화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3편을 골랐다. 신상옥 감독의 1960년 작품 <로맨스빠빠>, 이두용 감독의 1984년 작품인 <장남>, 그리고 봉준호 감독 <괴물>(2006)이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이산의 경험은 전통적인 혈연주의와 지역 연고주의를 기반으로 한 가족의 외형과 정신적 가치를 해체한 첫 번째 경험이었다. 이후 경제개발계획을 통한 근대화과정에서 고향을 지키며 사는 부모와 도시로 이주한 자식 세대가 공간적으로 분리되면서 대가족제도가 해체되기 시작했다. <로맨스빠빠>와 <장남>은 이러한 내부 균열부터 시작해서 완전한 해체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로맨스빠빠>는 외형상 전통적인 가족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실업, 부패, 세대교체, 결혼관습을 통한 근대와 전근대의 갈등을 보여주면서 당시 4.19혁명이 한국사회에 던졌던 아젠다를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내부의 균열은 20년 후인 <장남>에 와서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1984년 영화인 <장남>은 이미 쇠락해진 부모와 자식이 더 이상 한 공간에서 살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자식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효심을 갖고 있지만 긴 세월을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현실에서 이를 실현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1990년대 말 IMF구제금융 위기는 더 이상 국가가 가족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면서 가족이 스스로를 지켜야하고 때로는 그 가족마저 개인에게 짐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가족의 안전을 국가와 대면시킴으로써 국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국가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후배를 국가에 넘기는 탐욕스런 괴물로 변해버린 개인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우연한 만남으로 새롭게 구성된 가족을 보여주면서 끝이 난다. 이제 가족은 혈연이나 연고가 아닌 새로운 연대를 통한 최소 단위의 공동체 구성을 시작으로 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목요상영회 “영화와 가족”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 3층 시사실에서 선착순 무료 입장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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