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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2005년 신종 사기대출을 다룬 범죄영화 ‘원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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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개봉한 <원라인>(양경모 감독)은 드라마 <미생>의 임시완이 주인공을 맡았다. 그를 작업대출계의 샛별로 만든 <태양의 후예>의 진구가 장과장으로 출연한다. 

컴퓨터공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이민재는 장과장의 도움으로 대출을 받는데 오히려 높은 수수료를 물지 않고 고스란히 대출금을 챙기는 대담함과 명석함을 보여준다. 이에 장과장은 이민재를 작업대출계에 스카우트해 ‘민대리’로 키운다. 

또 다른 실세 박실장은 장과장을 배신하고 작업대출로 돈을 모아 저축은행 인수를 준비하고 이런 사기대출을 홀로 수사하는 천형사에 노출되면서 장과장은 잠수를 타고 민대리는 남은 사람들과 홀로서기에 나선다.

<원라인>은 2005년 당시의 대출 상품, 대출 관계자들의 실증 인터뷰 등을 통해서 당시 작업대출계를 상세하게 묘사한 전형적인 범죄영화로, 은행을 상대로 대출사기를 벌이는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서 실제로 대출의 위험도, 문제점, 그리고 일반적인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대출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 초반에는 이러한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장그래의 이미지가 강했던 임시완은 트레이드마크인 착한 얼굴에 능글맞는 미묘한 표정을 선보이면서 타고난 사기꾼의 모습을 한껏 보여준다.

작업대출의 시스템을 만든 ‘두뇌’역할을 하는 능구렁이 장과장, 진짜 은행을 갖고자 원칙을 깨는 박실장, 개인정보 담당 홍대리, 모든 것을 위조하는 전문가 송차장, 건달 기태 등 다양한 사기 캐릭터들이 나온다. 이들의 역할이 영화 속 곳곳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단지 캐릭터의 특징으로만 나오다보니 범죄영화가 주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다. 

많은 범죄영화가 그들끼리의 사기와 배신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원라인>은 현실을 영화 속에 담아내서 지금도 서민들에게 불법대출-그것이 합법적인 저축은행 대출이어도-을 강요하는 한국사회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영화 속 사기꾼들은 자신들을 대출조차 못 받는 서민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착한’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한다는 점이 다른 범죄영화와 다른 부분일 것이다.

<원라인>, 3월29일 개봉, 양경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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