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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농업의 든든한 버팀목, 농사꾼 삼형제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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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터뷰> 방인곤·방윤곤·방일곤 형제
25년째 벼농사 매진, 힘든 시기도 형제간 우애로 이겨내
아낌없는 투자와 새로운 도전…후배 농업인 양성도 앞장


25년 동안 벼농사를 함께 하고 있는 삼형제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방인곤, 방윤곤, 방일곤 형제. 각각 1남 3녀, 1남 1녀, 1남 2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삼형제는 어느덧 중견 농업인으로써 지역 농업을 이끌고 있다.

이런 이들이 벼농사를 시작하게 된 건 첫째도, 둘째도 아닌 막내의 결심 덕분이라고 한다.

막내 방일곤 씨는 “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지만 지역에 남아 벼농사를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막내인 제가 먼저 시작하게 됐죠. 이어서 첫째 형이 내려왔고, 둘째 형은 5년 전 하던 일을 정리하고 내려오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삼형제가 벼농사를 함께 하게 됐지만 어떤 일이든 항상 좋을 순 없듯 때론 서로에게 아쉬운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지금까지 큰 다툼 없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첫째 방인곤 씨는 “농사를 처음 시작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어요. 형제끼리 하다가 서로 다툴 수 있다는 거였죠. 이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둘째가 내려왔을 때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 삼형제는 흔들릴 이유도 없었고 지금처럼 보란 듯이 즐겁게 함께 하고 있습니다.”라며 형제간의 우애를 자랑했다.

뒤늦게 참여한 둘째 방윤곤 씨도 “건설업을 15년 동안 하다보니 그 분야에선 어느 정도 전문가 소리를 들었죠. 하지만 벼농사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어렸을 때 해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지금은 완전 초보에요. 덕분에 막내에게 혼나기도 하는데 때론 울컥(?)할 때도 있지만 서로 술 한 잔 기울이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면서 풀곤 한답니다.”고 말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는 이들 삼형제는 서로 닮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개성있는 성격만큼은 농사 일은 각각 분담해서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방일곤 씨는 “제가 트랙터나 이앙기, 큰형은 콤바인 작업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둘째형은 아직 초보라 이것저것 일손이 부족할 때 도움을 주고 있죠. 사실 제가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둘째형에게 상처 되는 일도 있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큰 형님으로써 모두를 보듬어 주고, 둘째형은 잘 따라와 주는 성격이라 제가 투자든 도전이든 막 밀어붙여도 잘 해쳐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할 수 있는 형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라고 말했다.

이렇게 돈독한 우애로 함께 벼농사를 하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쌀값 하락 등으로 현재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방일곤 씨는 “사실 15만평이라고 하면 적은 평수는 아니죠. 하지만 삼형제다 보니 서로 나누면 또 그렇게 많은 평수는 아닌 것이 됩니다. 더구나 쌀값하락 등 몇 가지 악재를 겪다 보니 이를 돌파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이모작도 그중 하나이고, 농기계에 대한 투자도 빠질 수 없죠.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 형제가 잘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농업인들의 노력만큼이나 군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방윤곤 씨는 “아쉬운 점이 많죠. 우선 보조 사업이 영농조합이나 축산업 쪽으로 치우쳐 있다 보니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신규 보조 사업이나 혜택 같은 것도 우리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주고 해야 하는데 우리가 군을 찾아가지 않는 이상 알기가 쉽지 않죠. 이런 어려움을 좀 알아줬으면 합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방일곤 씨도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들을 조금 더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귀농정책도 중요하지만 지역 농업이 무너진다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지역 내 농업인들이 발전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귀농인들에게도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서천읍 구암리 농지에는 농로가 1개밖에 없어요. 때문에 어느 곳은 비료를 직접 들고 수백 미터를 날라야합니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알아줬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삼형제는 후배 농업인 20여명과 함께 오랜 기간 모임을 이어오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한다.

방일곤 씨는 “품앗이처럼 바쁠 때 서로 도움을 주곤 하죠. 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이모작을 도입하고 있는데 후배들에게 참여할 기회도 주고 함께 하고 있죠. 그리고 후배들과 모임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 보면 배울 수 있는 점도 많아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죠. 일도 도와주고 정보도 교환하고 지역 농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막내 방일곤 씨의 아들인 방대연 학생도 참석했는데 할 말이 있다며 다음과 같은 이야길 전했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친구들에게도 자랑도 하는데 참 멋있는 일을 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커서 아버지처럼 벼농사를 하는 것이 꿈이에요.”

초등학교 5학년임에도 아버지를 향한 사랑과 따뜻함이 묻어 나오는 말에 삼형제는 따뜻한 미소로 대답을 하는 모습이었다. 앞으로 삼형제와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이 이어갈 서천 농업의 미래가 한층 밝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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