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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21세기 새로운 히어로로 등장한 킹‘콩’ <콩: 스컬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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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미국, 미지의 존재를 탐사하던 과학자 랜다와 그의 팀 '모나크'(정부비밀조직)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정체불명의 섬을 발견한다. 모나크 팀과 베트남 참전 미군들, 종군 사진기자 위버와 섬의 길잡이를 맡은 전직 군인 콘래드는 미지의 섬으로 떠난다. 

거대한 폭풍을 뚫고 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맞이하는 건 어마어마한 크기의 괴수 '콩'이다. 콩의 위력에 탐사팀은 완전히 압도당하고, 살아남은 이들은 콩을 피해 구조를 기다리며 이동하는데 콩에게 부하를 잃은 군인 패커드는 무기를 실은 헬리콥터를 찾아 콩을 없애버리려고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섬의 괴수를 깨운다. 

이번에 개봉한 <콩:스컬 아일랜드>는 고릴라의 모습을 한 거대한 괴수와 금발 미녀로 상징되는 고전적인 이야기의 플롯에서 벗어나 있다. 1970년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와 21세기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배합하면서 특히 주력한 것은 콩의 절대적인 ‘크기’이다. 태양을 등지고 땅위에 우뚝 선 콩은 인간과 신 사이에서 자신의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이 영화가 가지는 장르적인 재미의 크기도 함께 드러낸다. 

베트남전쟁에서 사용된 가공할만한 무력을 한순간에 손으로 쓸어버리는 킹콩의 거대함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가 선사할 재미의 크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단지 킹콩의 사이즈에만 머무르지 않고 1970년대 베트남전쟁을 다뤘던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의 이미지와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덧입혀 당시 반전 영화에서 보여줬던 폭탄 투하와 경쾌한 음악이 주는 아이러니를 자연에 대한 파괴로 자리를 옮겼다. 

섬의 파괴로 깨어난 지하 세계 괴수와 이를 이용하려는 인간에 맞서 섬을 지켜야하는 콩의 모습은 고독한 슈퍼히어로와 다를 바 없다. ILM와 <아바타>의 특수효과팀이 만든 콩의 모습은 대사 없이도 묵직한 비장함을 만든다. 마블의 초능력자 슈퍼히어로와 다른 괴수시네마틱유니버스를 시작한 레전더리 픽쳐스의 킹콩 리부트는 꽤 근사하다고 할만하다.    

이 영화의 감독이 영감을 받은 한국영화 <괴물>, <놈놈놈>, <올드보이>의 장면을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

<콩:스컬 아일랜드>, 2017년 3월9일 개봉, 조던 보그트 로버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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