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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SF공상과학영화 '컨택트(Arriv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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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리오>,<그을린 사랑>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컨택트>가 2월 2일 개봉했다.

제74회 골든글로브 음악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98회 미국아카데미 감독상을 포함한 8개 부분에 후보로 올라가 있는 만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컨택트>의 원작은 테드 창의 단편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로 소설의 제목과 다르게 ‘Arrival’로 바꿔 외계인의 출현에 포커스를 맞췄다.

한글 제목인 <컨택트>는 원제보다는 영화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훨씬 유리한 제목이지만 영화를 다 본 후 원제의 의미가 훨씬 더 다가올 것이다.

캐나다 출신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전작을 보면 관객에게 그저 흥밋거리의 줄거리를 제시해 따라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차분한 어조로 그러나 강하게 영화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는다. 

<컨택트>에서도 거대한 외계비행체인 ‘쉘’(조개모양으로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들을 비추는 익스트림 롱 샷과 ‘쉘’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주인공들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핸드 헬드와 배우들의 얼굴 표정을 보여주는 클로즈업, 그리고 ‘쉘’ 안에서 진짜 나오는 것 같은 독특한 사운드로 인해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순간으로 바꾼다.

관객은 주인공들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궁금증과 기대, 불안감을 같이 느낀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18개의 외계비행체인 ‘쉘’은 전 세계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된다. 

그들이 지구에 온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모든 나라는 각국의 전문가들을 동원하고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언어학자인 루이스(에이미 아담스)와 과학자인 이안(제레미 러너)도 외계생명체와 대화에 나선다.

이 외계생명체가 지구에 해가 될지 득이 될지 판단해야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진 ‘낯선 것’에 대한 편견이 개입되고 외계생명체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 국가 간의 오독은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켜 결국 대립과 전쟁으로 나아간다. 

아이를 잃어버린 루이스는 외계생명체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알 수 없는 환상을 계속 보게 되고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듯이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 속으로 단호하게 들어간다. 그리고 외계생명체가 지구인들에게 주려는 ‘선물’이 평화와 화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의 언어는 시작과 끝이 있는 선형(linear)구조로 시간 또한 마찬가지다. 반면 외계생명체가 사용하는 언어는 비선형(Nonlinear)구조로 시작과 끝이 없는 직선이 아닌 나선형구조이다.

우리가 과거, 현재, 미래를 나눠서 인식하지만 외계생명체는 이들을 하나로 느낀다. 루이스가 외계생명체의 언어를 알게 될수록 점점 더 많이 보게 되는 환상도 이들의 시간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루이스가 보는 환상이 미래인지 과거인지를 알게 되는 장면과 그녀의 선택은 이 영화가 가진 반전은 그동안 SF공상과학영화가 보여줬던 충격요법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받아들이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체험하게 하는 반전이다.  

영화 <컨택트>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관객들을 끝까지 몰아붙이면서 적당한 긴장감과 지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만큼 이 영화는 이제껏 본 적 없는 SF공상과학영화이다. 

<컨택트> 드니 빌뵈브 감독, 2017. 2. 2.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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